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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숙 - Saturday Night(2007)
    Archive/아티스트 2009. 9. 23. 00:44

    김인숙 Kim, In-sook

    뒤셀도르프 미술대학 마이스터슐러 (Prof. 토마스 루프)




    Die Auktion, 200X300cm, C-print, diasec, framed, 2006



    판사들 앞의 프리네, 장 레옹 제롬, 1861. 캔버스에 유화. 80X 128cm



    벌써 작년 언제쯤 부턴가 머릿 속에서 빙빙 맴도는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바로 김인숙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있을 때, 혹은 생각날 때마다 그녀에 대해 아주 조금씩 알아나가고 싶었고,

    그녀의 사진을 더 보고 싶고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아직도 나는 그녀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고

    단지 내가 본 몇 편의 작업들을 통해 이 글을 써 나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매우 무게 없는 감상이라 해도 변명할 생각은 없다.

     

    또한 오랜 게으름으로 인해 이제서야 이렇게 그녀의 작업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있음이 부끄럽기도 하다.

     

     

    아마도 - 확실하지 않지만 - 나는 그녀의 이 작업을 먼저 보았던 것 같다.

    사실, 사진이란 프린트 된 원래의 사이즈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의 'Die Auktion'이란 작품은 작은 사이즈로 보았음에도 비주얼적 강렬함이 인상깊었던 작업이다.

     

    여성을 하나의 상품으로 바라보는, 즉 현대의 자본주의에서 여성이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여겨지고 왜곡되는 현상을

    담아내고 있는 작업이라는 설명 아닌 설명은 뭔가 부족해 보이기까지 했다.

     

    사실 나는 사진 바로 아래에 있는 그림을 상상하고 있었다.

    작가의 이름도, 작품의 제목도 나는 기억하고 있지 못해서 그림을 찾기까지 꽤 인내력이 필요했지만

    내가 찾아낸 그림은 그녀가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제롬이라는 화가의 그림에서 나체의 여인은 바로 프리네라는 창부이다.

    무척 아름다웠던 프리네가 문란함을 조장한다 하여 그녀를 죽이려고까지 했던 이들이

    그녀의 벗은 몸의 아름다움 앞에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 모습이 바로 그림의 내용이다.

     

    어찌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두 작품이지만

    여성의 몸에 대한 지배 남성의 시각이 풍자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면 공통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내가 그녀에게 환호한 것은 다음의 작업 때문이었다.



    Saturday Night, 198X300cm, C-print, diasec, framed, 2007

     

    바젤 아트 페어에서 'Saturday Night' 시리즈가 하루 만에 매진 되었다는 이야기를 사진 잡지를 통해 접하면서

    나는 이것이 매우 당연한 결론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서울역 구역사에서 끝난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에도 걸려 있던 이 작품의

    본 프린트를 보는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프린트 사이즈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기도 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여러분은 위의 사진에서 각 방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겠는가?

    안 보인다고 답하는 것이 당연하다.

    세로가 2m에 가깝고 가로는 3미터에 달하는 대형 프린트여야만 각 방의 모습들은 제대로 보일 것이지 않겠는가.

    특히, 방과 방 사이라는 얄팍한 경계만으로 바로 이웃하고 있는 이들의 삶이 철저히 단절되어 버리고 마는 현대인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업이라면

    더욱 대형 프린트가 필요할 일이다.

     

    이야기가 잠시 프린트 사이즈에 대한 것으로 빠졌다.

     

    다시 작업에 대해 돌아오자면

    이 작업은 어느 호텔의 66개의 방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의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 호텔의 66개의 방에서는 온갖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장면을 밖에서 바라보는 사진가의 신적인 시선을 제외하고는,

    (그러고 보니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고 계시는 듯한 분위기, 혹은 판옵티콘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사진 속, 더 정확히 방 안의 인물들은 자신들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고 있지 못한

    철저한 단절 상태에 놓여있다.

     

    처음엔 이 사진이 호텔 밖에서 촬영했을지 모른다는 아주 나이브한 생각을 했지만,

    역시 그렇게 될 작업이 아님을 금새 눈치챌 수 있었다.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작가는 호텔 정면 사진은 실재로 촬영하되

    각 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세트를 만들어 순차적으로 촬영했다고 한다.

    특히,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한 가상적 재현을 촬영했다고 하니

    그 노력이 정말 눈물겹기까지 했다.

    또한 호텔 정면에서 각 방을 보았을 때의 구도와 일치하도록 정확한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트 장면을 촬영하고 합성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겠다.

     

    사실 그녀의 작업이 뭔가 거창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타인의 삶과 공동체의 삶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음이 사진에서 드러난다.

    그 면밀하고 날카로운 관찰로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지나가 버렸을지 모를 일들은 극적인 상황으로 인화된다.

    보통 사람들의 삶처럼 극적인 것은 없다는 말은 이렇게 현실화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그녀의 작업들을 기다리며 여기서 줄인다.

    아래의 사진들은 비교적 최근 뉴욕타임즈를 위한 작업들로 뉴욕에서의 작업들이다. 

    + 참고

    손영실, 사진예술 2009년 1월호, pp.25-35.



    405 West 55th Street



    15keycover-395



    25 Cooper Square




    48 Bond Street



    731 Lexington Avenue and 1 Beacon 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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